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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호모 데우스

by 날고싶은커피향 2017. 8. 31.

호모 데우스

 

 

 


서문_다시, 한국의 독자들에게

1. 인류의 새로운 의제

제1부 호모 사피엔스 세계를 정복하다
2. 인류세
3. 인간의 광휘

제2부 호모 사피엔스 세계에 의미를 부여하다
4. 스토리텔러
5. 뜻밖의 한 쌍
6. 근대의 계약
7. 인본주의 혁명

제3부 호모 사피엔스 지배력을 잃다
8. 실험실의 시한폭탄
9. 중대한 분리
10. 의식의 바다
11. 데이터교

역자후기
참고문헌

 

 


고현숙 교수(국민대, 코칭경영원)


안녕하세요, 고현숙입니다. 이스라엘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인류의 역사를 인지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의 세 가지 틀로 꿰뚫어 명쾌하게 설명했습니다. 이번에는 사피엔스의 다음 진화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대한 예견을 담은 책, <호모데우스>를 소개합니다.


[세 가지 극복한 것과 세 가지 지향점]

수천 년간 인류는 세 가지의 중요한 도전을 해결해왔습니다. 기아, 전염병, 전쟁이죠. 현대는 경이로운 경제 성장 덕분에 이를 해결하며, 전례 없는 번영과 건강, 평화를 얻었습니다. 그렇다면, 인류의 다음 목표는 무엇이 될까요? 저자는 세 가지로 예측합니다. 바로, 불멸, 행복, 최종적으로 신성, 즉 神의 지위를 추구할 것입니다. 노화와 죽음 자체를 극복하고, 더 행복하게 만들며, 신처럼 창조하는 능력을 갖는다는 의미에서 호모사피엔스에서 호모데우스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라는 겁니다. 여기서 데우스(Deus)는 라틴어로 신을 의미하는데요. 따라서 호모데우스는 ‘신이 된 인간*’ 쯤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신이 된 인간: 종교적 의미의 神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서 초능력과 같은 막강한 힘을 얻게 된 인간)


그럼, 호모데우스로 업그레이드하는 기술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생명공학과 사이보그(인조인간), 非유기체합성을 꼽았습니다. 생명공학은 유전암호나 뇌 회로 조작, 생화학물질 등을 통해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고, 신체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등 인간을 최적화시키는 겁니다. 또, 사이보그 공학으로 타고난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초인간이 도래할 것이며, 뇌와 컴퓨터의 연결로 非유기체 합성이 이뤄지는 미래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게 왜 그토록 근본적인 변화일까요? 인류 역사의 변화에서 인류는 상수였지만, 이제는 인류 자체가 변수가 됩니다.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지적 성능이 높아진 인류가 자신의 마음 자체를 재설계한다면 그것으로 무엇을 할지 현재 우리의 마음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인본주의적 가치가 모두 궤멸?]

지난 자본주의 200년 역사는 인류 번영과 평화/협력 증진이라는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자본주의 하에서 종교의 의미가 퇴색되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각박한 약육강식의 정글로 남은 게 아니라, 도덕과 아름다움, 타인에 대한 동정이 살아남았죠. 이게 가능했던 것은 ‘인본주의’ 덕분이었는데요. 종교에서는 장대한 우주 계획이 인간의 삶에 의미를 부여했다면, 인본주의는 인간의 경험이 우주에 의미를 부여하게 합니다. 이때 인본주의의 근간은 인간이 자유의지를 지닌 존재라는 가정입니다. 자유주의, 민주주의, 시장경제가 모두 인간의 자유의지를 전제하지 않고는 성립할 수 없는 것들인거죠. 이러한 인본주의는 앞으로도 영원할까요?

저자는 이를 가장 위협하는 것이 21세기의 新기술이라고 봅니다. 유전공학과 인공지능이 잠재력을 드러낸다면, 자유주의는 선사시대의 돌칼이나 20세기의 공산주의만큼이나 낡은 것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알고리즘이 대체할 인간의 결정]

왜 그럴까요? 우리가 자유의지의 산물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인간의 감각과 감정은 실은 ‘유기체 알고리즘*의 결과’라고 합니다. (*알고리즘: 계산을 하고 문제를 풀고 결정을 내리는데 사용하는 일군의 방법론적 단계) 예를 들어 이성의 아름다움과 매력에 끌린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건 건강한 자손을 남기려는 생존과 번식의 알고리즘의 결과라는 거죠. 그런데, 최신 생명과학 기술을 가지고 알고리즘을 법칙으로 만들어버린다면, 우리가 우연과 자유의지라고 생각했던 것들의 중요성은 사라지게 됩니다. 한번 생각해볼까요? 맞춤아기를 탄생시키고, 의사 결정을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더 잘 내리게 되면, 인간의 자유의지가 지금처럼 의미가 있을까요?

게다가 최근의 실험들은 뇌에 대한 자극을 통해 인간을 조종할 수 있다, 즉 사랑, 두려움, 우울 등의 감정을 일으키거나 없앨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일례로 美 육군은 병사들의 전투능력 향상을 위한 전극 헬멧을 실험했는데요. 이 훈련 시뮬레이션에 참여한 한 기자는, 처음엔 엄청난 공포와 무력감에 압도되어 총을 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전극 헬멧을 쓰자 아주 냉정하고 질서 있게 가상 적들을 남김없이 쏠 수 있었다는군요. 그는 “그건 차원이 다른 영적인 체험이었다... 뇌에서 자기 의심이 사라지고 머릿속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고요해졌다. 예전엔 무서워서 시도도 못하게 했던 내 마음속의 악동 같은 괴물들을 떼어낸 나는 누구였지?” 라고 묻게 되더라고 소감을 말했습니다. 내면의 두려움을 가라앉히고 인간적인 취약한 감정을 조정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이렇게 인류는 앞으로 엄청나게 유용한 첨단장치들을 통해 강화될 거라는 것이 저자의 전망입니다.


[인류는 어디로 가야할까?]

저자는 디스토피아적 전망도 내놓습니다. ‘첫째, 인간은 경제적 군사적 쓸모를 잃을 것이고, 경제/정치에서 큰 가치가 없어질 것이다. 둘째, 인간 집단의 가치는 여전하지만 개인의 가치는 없어질 것이다. 셋째, 가치를 인정받는 이들은 업그레이드된 초인간들로 이루어진 새로운 엘리트 집단일 것이다.’ 인간이 하던 일들을 컴퓨터 알고리즘이 훨씬 더 잘하는 시대가 올 겁니다. 나보다 나를 훨씬 더 잘 아는 외부 알고리즘이 등장해서 나의 유전요인은 물론, 습관과 만나는 사람, 성격 등을 파악한데다가, 엄청난 데이터와 비교해서 나에 관한 결정을 나보다 잘할 수 있고, 그러니 점점 더 맡기게 됩니다. 과거 의학의 목표는 병든 사람의 치료였다면 이제는 사람을 업그레이드 하여 최고의 지능과 육체적 능력을 갖게 하는 엘리트주의가 될 겁니다. 이런 발전이 인류를 쓸모없는 대중과 소규모 업그레이드된 엘리트 집단으로 나누게 되고, 모든 권한이 초지능의 알고리즘으로 넘어간다면 현재와 같은 자유주의 유지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겁니다.

저자는 끝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21세기 초 진보의 열차가 정거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이 기차의 좌석을 얻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 특히 생명공학과 컴퓨터 알고리즘의 힘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21세기의 주력상품은 몸, 뇌, 마음이 될 것이고 이를 설계할 줄 아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간의 격차는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의 차이만큼 클 것이다. 이 진보의 열차에 올라탄 사람들은 창조와 파괴를 주관하는 신성을 획득하는 반면 뒤쳐진 사람들은 절멸에 직면할 것이다.”


호모사피엔스가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알려주는 책이었다면, 호모데우스는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를 탐구하는 것 같습니다. 읽는 사람을 압도하고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이 책을 통해, 인류의 미래를 깊이 있게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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