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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하버드 협상 수업

by 날고싶은커피향 2017.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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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협상 수업

 

고현숙 교수(국민대, 코칭경영원)

 

안녕하세요, 고현숙입니다. 사업도 인생도, 끊임없는 협상의 연속이라고 합니다. 협상의 원리를 아는 것은 협상의 고수에게만 필요한 게 아니라, 직장인 등 우리 모두에게도 필요하겠죠. 오늘은 다양하고 짧은 사례들을 통해, 협상의 원리를 정리한 책 <하버드 협상 수업>을 소개합니다.

[담력과 식견]

협상은 이익을 다투는 게임이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변수와 충돌이 늘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담력과 식견이 부족하면 갈등에 따른 긴장과 협상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손을 들게 됩니다. 이집트 2대 대통령 나세르는 이집트에서 영국군을 철수시킨 것은 물론, 식민통치를 끝내기 위한 협상에서 남다른 배짱과 식견을 보여주었습니다. 영국은 이집트에서의 완전 철수를 피하기 위해 협상의 초점을 기지문제와 전술적 문제 같은 지엽적 이슈에 맞췄습니다. 하지만 나세르는 완전 철수가 받아들여지기 전까지 다른 문제는 협의할 수 없고, 모든 군사기지가 이집트의 지휘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결국, 영국 측이 응하지 않자 나세르는 과감하게 협상 중단을 선언했고요. 이런 배짱에 밀린 영국은 결국 군대 철수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나세르는 협상의 무게와 압력을 잘 견딘 덕분에, 민족 독립을 실현하는 데 큰 공을 세웠고, 결국에 국부로 추앙됩니다. 이처럼 담력과 식견이 있을 때, 협상에서 용기와 지혜를 발휘할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먼저 제시하지 마라]

협상에 있어 우리가 가장 많이 맞이하는 순간은 ‘가격흥정’이 아닌가 싶은데요. 만약 가격 흥정을 하는 상황에서 내가 먼저 가격을 제시했는데, 상대가 덥석 받아들인다면 기분이 어떻겠습니까? 만족스럽긴 커녕 ‘내가 너무 낮게 제안한 건가’하고 괜히 손해 보는 느낌을 받을 겁니다. 상대의 수용 방식으로 인하여 그런 느낌을 갖게 만들기 때문인데요. 이에 협상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고 평가받는 로저 도슨은 ‘처음 제안한 가격을 그냥 받아들이지 말라’고 말합니다.

실제 그는 한 강연장에서 과거 잡지사 광고 영업사원과 광고비를 협상한 사례를 예로 들었습니다. 처음 영업사원은 2천 달러를 제시했지만, 협상과정에서 800달러로 내려갔죠. 하지만 아직 협상의 여지가 더 있다고 생각한 그는 며칠 더 있다가 영업사원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렇게 말합니다. 회사 재정상황이 어려워서 경영진이 난색을 표했는데, 경영진이 제시한 가격이 터무니없이 낮아서 차마 미안해서 말을 못하겠다고요. 한동안 침묵이 흐르고 나서야 영업사원은 경영진이 제시한 가격을 물어보았죠. 로저는 미안한 목소리로 500달러라고 했고, 놀랍게도 영업사원은 어떤 이의도 없이 수락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 순간에 기쁜 게 아니라, 더 낮췄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바로 이 강연장에 문제의 잡지사 영업사원이 와서 듣고 있었다는 건데요. 강연이 끝나고 로저를 찾아온 영업사원은 항의를 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감사인사를 전했습니다. 강연을 듣고나서야 조급함이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게 만들고, 손해로 이어지는 결정적 원인이었음을 깨달았다고 하더군요.

[잘못은 지적하지 말고 스스로 깨닫게 하라]

그렇다면 상대의 잘못을 바로 잡아야 할 때는 어떨까요? 만약에 상대를 비난할 경우 상대는 반성하는 게 아니라 방어적 태도를 취하며, 스스로를 합리화한다고 합니다. 자존감에 상처를 받았기에 비난한 사람에 대한 적개심을 갖게 된다는 거죠. 인간관계론의 데일 카네기가 한 말입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초콜릿 회사 마스의 회장 프랭크 마스는, 한창 더운 여름날 공장에 시찰을 나갔습니다. 3층 작업장에 들어서자 뜨거운 열기가 훅 밀려와서, 그는 공장장에게 왜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았느냐고 물었죠. 공장장은 예산 때문이라며 변명을 합니다. 회장은 화가 치밀었지만 그 자리에서 공장장을 다그치지 않고, 대신 설비팀에 공장장 사무실의 집기를 작업장으로 옮겨오도록 지시합니다. 현장 직원들에게 ‘작업에 지장만 없다면 공장장 자리를 여기에 둘 것’이라고 말하고, 공장장에게는 ‘여기 일을 마치면 언제든 집기를 다시 사무실로 옮겨도 좋다’고 말해두었죠. 그가 공장을 떠나고 난 후, 공장장은 바로 그날 에어컨을 설치했다고 합니다.

유능한 협상가는 상대가 잘못했더라도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습니다. 상대의 적개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지요. 대신 그가 스스로 잘못을 깨닫게 하는 고도의 전략을 사용합니다.

[상대의 관심사로 마음의 문을 열라]

저자가 다음으로 강조하고 있는 협상원리는, 상대의 관심사로 마음의 문을 열라는 것입니다. 상대의 관점을 이해한다는 것은 거기에 동의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하버드 협상연구소에서는 상대의 생각을 잘 이해할수록, 상황에 대한 판단이 달라진다고 하면서, 이는 대가의 지불이 아니라 일종의 획득이라고 하는데요. 그럴수록 충돌 범위를 줄이고 새로운 이익 창출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기네스북에 공인된 세계 최고의 판매왕은 조 지라드인데요. 그가 자동차 대리점에서 일할 때 어떤 낯가림이 심한 사내가 들어왔습니다. 지라드는 그에게 다가가 웃으며 말을 걸었죠. “제가 사람 직업 알아맞히는 데는 일가견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십중팔구는 맞혔거든요.”라고 하면서, 상대를 잠시 주시했는데요. 그런 다음 “선생님은 변호사가 확실합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사내는 당황하면서 “아닙니다. 저는 소를 도축하는 일을 합니다.”라고 대답했는데요. 자라드는 당황하기는커녕 호기심이 가득한 목소리로 다시 물어봤습니다. “대단한 일을 하시네요! 우리가 먹는 소고기가 대체 어떤 과정을 거쳐 식탁에 오르는지 늘 궁금했거든요. 언제 선생님이 일하는 곳을 구경시켜 주실 수 있으십니까?”

진심을 담은 이 말에 그들은 한동안 소에 관해 얘기를 나누었고, 믿음이 생긴 이 사람은 자라드가 추천하는 차를 주저 없이 계약했다고 합니다. 나중에는 자신이 일하는 곳으로 초대도 했고요. 이처럼 진정한 협상가는 자신의 이익만 주장하는 게 아니라, 상대의 관심사를 소통의 열쇠로 삼아 벽을 허무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하버드 협상연구소는 협상에서 양측의 능력은 권력이나 재력이 아니라 최상의 대안에 따라 결정된다고 강조합니다. 그러니 더 나은 대안, 최상의 대안을 찾아내라고 말합니다. 이 책에 소개된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서, 생활상의 협상의 지혜를 배워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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