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messy) 혼돈에서 탄생하는 극적인 결과
한근태 한스컨설팅 소장
안녕하세요? 한근태입니다. 여러분 천재들의 특징이 뭔지 아시나요? 창의적인 사람들의 공통점이 뭔지 아십니까? 정리정돈이 되어 있지 않다는 겁니다. 이들은 산만합니다. 대화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생각이 날아다니기 때문입니다. 이 얘기하다 저 얘길 하고 갑자기 엉뚱한 얘기를 꺼냅니다. 벤자민 프랭클린이 대표적입니다. 그는 다초점렌즈, 피뢰침, 유연한 소변줄을 발명했고 프랑스 외교관, 건국의 아버지로서 독립선언서에 서명까지 한 대단한 사람이지만 결정적 약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무질서였습니다. 본인은 정리정돈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정작 본인은 이를 실행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방을 보고 온 사람은 그 모습에 충격을 받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런 무질서함이 창의성의 원천일 수 있습니다. 오늘은 그런 것에 관한 책 ‘메시’를 소개합니다. 창의성에 관한 책입니다.
제 2의 피카소 소리를 듣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근데 너무 산만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마다 낙서를 합니다. 의사와 상담 끝에 리탈린 처방을 받습니다. 그러자 그 아이는 더 이상 그림을 그리지 않고 가만히 앉아 텔레비전을 봅니다. 얌전해졌지만 창의성은 사라진 것이지요. 이처럼 산만함과 정신적 무질서함은 창조의 중요한 원동입니다.
과학자들에게도 비슷한 현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뚜렷한 업적을 낸 과학자들은 연구주제를 자주 바꿉니다. 오랫동안 큰 영향을 끼친 과학자들은 첫 번째 논문에서 100번째 논문을 쓸 때까지 평균 43번 정도 주제를 바꿨습니다. 생산성을 위해서는 긴장이 필요한데요, 긴장은 낯선 곳, 새로운 곳에서 나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창조적인 인물은 대부분 몇 가지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합니다.
찰스 다윈이 그렇습니다. 그는 평생 지리학, 동물학, 심리학, 식물학을 왔다 갔다 했습니다. 어떤 프로젝트를 하든 반드시 부수적인 프로젝트를 동시에 했습니다. 이를 프로젝트 네트워크라고 부르는데 여기에는 네 가지 혜택이 있습니다. 첫째, 서로가 서로의 자양분이 됩니다. 하나의 프로젝트에서 얻은 지식이 다른 프로젝트의 문제를 푸는 열쇠가 되는 것이죠. 둘째, 심리적 혜택입니다. 새로운 것이 주는 흥분이죠. 여러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면 산만할 것 같지만 오히려 매번 새롭게 집중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현지인에게는 익숙한 일상도 관광객의 눈에는 새롭게 보이는 것처럼 말이죠. 셋째, 하나의 프로젝트를 하는 동안에도 무의식을 활용해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흔히 샤워할 때 영감이 잘 떠오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넷째, 하나의 프로젝트가 또 다른 프로젝트의 쉼터가 됩니다. 하나의 프로젝트만 하다 벽이 나타나면 좌절하게 되지만 여러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다른 곳에서 탈출구를 찾게 되니까요.
이렇듯 창의성은 무질서함에서 나옵니다. 무질서함은 생존의 힘입니다. 독일의 산림학 교수 리하르트 플록만은 200년 전 요한 고틀립 벡만이 독일의 원시림을 밀어버리고 노르웨이산 가문비나무로 가지런히 열을 맞춰 심어놓은 숲이 죽어간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벡만이 인공림을 조성한 뒤, 처음 몇 해는 수익성이 좋았습니다. 1세대는 잘 자랐지요. 하지만 2세대로 넘어가면서 퇴행의 징표가 여기저기 나타났습니다. 목재 생산량은 25% 줄었고 숲이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목재 생산에만 초점을 맞춰 숲을 설계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생산량 극대화를 위해 다양성을 줄이자 기생식물들에게 쉽게 착취를 당했습니다. 그래서 플록만 교수팀은 인공림 대신 예전의 숲의 무질서상태와 다양성 재건을 위해 엄청난 공을 들였습니다. 고사한 통나무를 다시 옮겨 놓고 죽은 나무나 그루터기도 뽑지 않고 그대로 두었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나무를 심고 딱따구리와 거미도 다시 풀어놓았습니다. 다양성을 회복하자 숲은 다시 건강해졌죠. 무질서 상태가 사실은 건강한 겁니다.
몸도 그렇습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은 위궤양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보균자는 천식과 비만의 확률이 훨씬 낮아집니다. 이처럼 몸에 사는 세균과 우리 몸의 관계는 복잡합니다. 근데 점차 세균의 다양성이 줄면서 우리 몸은 쉽게 위험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미생물 숫자가 주는 이유가 뭘까요? 일상적으로 복용하는 항생제 때문입니다. 강력세제와 손 소독제의 빈번한 사용도 원인입니다. 이런 청결제들은 나쁜 세균뿐 아니라 유익한 세균까지 죽이니까요. 제왕절개의 증가도 한몫을 합니다.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는 산모로부터 풍부한 미생물군 배양액을 물려받지 못합니다. 이는 산도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과도한 청결과 인위적인 출산이 결국 건강에 해를 끼친다는 겁니다.
조직의 팀도 다양성이 있는 팀이 높은 성과를 냅니다. 하지만 그 팀에 속한 구성원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신들이 내린 결정에 대해서 확신하지 못했고, 진행과정을 의심하며, 전반적으로 혼란스런 상황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반대로 동질성이 높은 팀은 만족감이 높습니다. 의사소통이 잘되고 모든 일이 매끄럽게 풀려나갔기 때문이죠. 그래서 결과도 당연히 좋을 것이라는 잘못된 확신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실제로 동질성이 높은 팀의 성과가 낮은 경우가 많죠. 지금 여러분 조직은 어떤가요? 너무 조용하고 정리정돈이 잘 되어있는 건 아닌가요? 비슷비슷한 사람들끼리만 모여 있는 건 아닌가요? 한 가지 일만을 계속해서 하고 있는 건 아닌가요? 그렇다면 조금 흔들어주세요. 의도적인 혼란을 주어보세요. 그 속에서 놀라운 창의성이 터져 나올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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