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고싶은 커피향
요즘 기업들 어렵습니다.
그래도 괜찮은 기업들은 자율과 긍정의 조직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당신이 다니고 있는 기업은 어떤가요?
인용 - 고현숙 교수(국민대)
마즈는 엠앤엠 초콜릿이나 스니커즈, 트윅스 같은 초콜릿이나 페디그리, 위스카스 같은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최대 제과기업입니다. 연 매출 35조가 넘는 글로벌 기업으로, 1조가 넘는 브랜드만 11개를 보유하고 있는 알짜기업인데요. 이 기업에는 아주 독특한 조직문화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자율적이고 긍정적인 조직문화를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리더들에게는 오늘 소개해 드리는 책 <마즈 웨이>가 큰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조직 문화
사람들이 마즈사에 방문하면 두 가지를 놀란다고 합니다. 첫째는 평직원도 대표 이름을 거침없이 부르고, 둘째는 임원실 등이 없어서, 누가 상사인지 알 수 없는 사무실 구조입니다. 부장님, 상무님처럼 직급을 넣어 부르면 위계적이고 딱딱한 문화를 만들어내기 쉽기 때문에 직급 없이 영어 이름만 부른다고 합니다. 한국법인에서도 마찬가집니다. 또, 대표를 포함한 임원들이 모두 방을 따로 두지 않고 함께 사무공간에서 어울려 일합니다. 자리 배치는 직급에 따라서가 아니라 업무 중심으로 되어 있습니다. 대표 오른쪽에는 인사 담당 상무, 그 맞은편에 재무담당 상무 자리가 있고, 왼쪽에는 초콜릿 마케팅 담당 임원, 그 맞은편에는 켓페어 영업 담당과 물류 담당 임원이 있는 식입니다. 한마디로 소통이 많은 사람끼리 가깝게 자리를 배치한 것으로 사무실 파티션은 아주 낮게 해서 서로 시선도 마주칠 수 있고, 굳이 회의하지 않아도 그때그때 대화하고 물어보며 일을 할 수 있게 만든 것입니다. 한번은 회사 주차장의 수용 한계 때문에 차량 중 몇 대를 외부 주차장을 이용하게 해야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보통 높은 위치의 사람 차는 건물 내에 두고, 직원들이 외부로 가기 십상인데 마즈는 달랐습니다. 평소 판촉물품 등을 싣고 내리는 일이 많은 영업사원들의 차는 건물 내에 유지하고, 짐 실을 일이 적은 임원들 차는 5분 거리에 있는 외부 주차장에 두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아주 실용적인 원칙이지요. 마즈에서는 임원이 되었다고 해서 남들보다 더 대우받고 군림하려는 생각은 착각입니다. 보통 회사의 회의는 담당자들이 최고 책임자에게 보고하고, 그에 대해 책임자가 지시하는 형식입니다. 하지만 마즈에서는 보고자가 화두를 던지면 다른 참석자가 의견을 개진해야 합니다. 입을 꾹 다물고 있으면 아무 생각이 없는 사람으로 취급받기 쉽습니다. 타 부서 일에도 자꾸 의견을 내다보니 파격적인 업무전환이 가능해집니다. 예를 들어 연구소 출신이 인사부서로, 재무부서에서 홍보로 전환하는 일이 있다는 것입니다.
마즈의 5가지 원칙으로 나타난 가치
요즘 웬만한 회사는 사명과 가치를 걸어둡니다. 물론 그게 액자에만 걸려 있는지, 사람들의 행동으로 구체적으로 표출되는지는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반면, 마즈에는 5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바로 우수성(quality), 상호성(Mutuality), 책임성(responsibility), 효율성(efficiency), 자유성(freedom)이 그것입니다. 이중 가장 오래된 원칙이 상호성입니다, 마즈의 사업이 직원은 물론 고객, 협력업체, 대리점과도 서로 이익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공동체, 정부, 심지어 농민들과도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한국마즈 법인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렌터카 계약 갱신을 위해 업체를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입찰을 했더니, 대기업 금융사에서 다른 업체와 비슷한 비용에 더 좋은 차량을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했던 겁니다. 구매부서는 당연히 그 업체로 잠정 결론을 내리고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타부서 임원이 제동을 걸었습니다. “금액 차이가 크지 않은데 오랫동안 파트너였던 중견기업을 버리고 공격적으로 입찰에 참여한 대기업과 계약하는 것이 ‘상호성’의 가치와 맞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부터 각자의 관점에서 활발한 토론이 있었고, 결국 그에 따라 결정을 했다고 합니다. 또, 효율성 원칙에 따라 자원을 최대로 활용하고 낭비하지 않으며 잘할 수 있는 것만 합니다. 매출 35조가 넘는 큰 기업이 만약 원료 공급이나 포장재 생산, 물류사업, 아니 광고대행사만이라도 계열사로 가진다고 생각해보면. 기본 물량이 있으니까 엄청난 돈을 쉽게 벌 수 있겠지만, 그러지 않는 것도 효율성 원칙 때문입니다. 임원 방이 따로 없고 소박한 환경에서 일하는 것도, 인당 생산성과 매출액이 매우 높은 것도 효율성의 실천 결과입니다. 마즈의 제품들은 과대포장이 없습니다. 최소한의 포장으로 환경에 영향을 덜 주는 것입니다. 자유성은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건강한 재정적 자유를 지킨다는 의미로서, 상장하지 않고 가족소유기업인 이유 역시 자유라는 가치 때문입니다. 우수성에 따라 제품 품질만이 아니라 업무의 모든 면에서 탁월성을 추구한다는 것입니다. 책임성의 가치는 스스로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동료가 책임을 다할 수 있게 지원한다고 명시화되어 있습니다.
가치가 살아 숨 쉬는 조직문화
마즈의 한 대리점 점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과거 다른 회사 대리점일 때는 매출실적에 쫓기면서 본사 직원들과 늦게까지 술 마시고. 매번 물량을 밀어내는 영업사원에 한숨만 쉬는 무기력한 인생이었는데, 마즈와 계약 후 많은 것이 다르더라는 겁니다. 우선 주문물량 강요가 사라지고, 대신 영업 담당자가 자주 찾아와서 제품을 어떻게 판매하면 좋을지 의논하고, 다른 대리점의 성공사례를 들려주거나 눈에 띄게 진열하는 방법, 제품 소개방법 등을 상세히 알려주더라는 것입니다. 불필요한 술자리는 사라진 대신 진열과 분포 같은 판매의 기본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파트너로 대접받는 느낌까지 든다고 말합니다. 그래서일까요. 한국마즈의 김광호 대표는 상사인 아태지역 총괄사장 존을 만나는 날에는 아내가 알아챌 정도라고 합니다. “당신 오늘 기분 좋아 보이는데 혹시 존 만나고 온 거 아니에요?” 정말 놀라운 일이죠? 서로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하며, 일이 잘 안 풀릴 때에도 늘 격려부터 해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자기 개발에 대한 얘기도 나누고 함께 해결책을 고민하니까 상사와의 대화가 스트레스가 아니라 격려와 위안을 받는 자리가 되는 겁입니다.
자율성과 관리
많은 기업들이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배려가 없는 일방적 지시 속에서는 주인의식이 절대로 생겨나지 않습니다. 자율출퇴근제도나 자율휴가제가 있다고 해도 만약 상사의 반응이 부정적이라면 아예 말을 꺼내지 못합니다. 결국 허울뿐인 제도가 되고, 조직문화는 전혀 다르게 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마즈의 CEO는 이렇게 말합니다. “자율휴가를 가도 업무 성과가 떨어지거나 나태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회사에 대한 고마움과 자부심을 느끼고 업무 책임감이 증가하며, 직원 간의 유대감도 커집니다. 자율성을 준다고 하면 관리가 되겠느냐고 걱정부터 하고 불신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매사 부정적이고 분위기 흐리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나, 결국 그들은 20% 이하에 불과합니다. 회사는 잘하는 80%의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어 이끌어가야지 소수의 문제 직원을 통제하기 위해 문화를 만들어선 안 된다는 겁니다. 80%가 좋은 문화를 만들면 결국 거기에 동화되기도 하고,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은 떨어져 나가게 하면 된다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임원들의 역할은 조직의 문화와 원칙이 지켜지도록 하는 일, 컬처가디언(culture guardian)이라고 말합니다. 이 책은 관리와 통제 위주의 조직문화를 바꾸는 데 신선한 자극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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